붉은 마녀의 산장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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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마녀의 산장 #01

릴레이 소설

붉은 마녀의 산장

천리안 추리문학동호회 회원

 
마을 사람들에게 잡혀 죽었다는 전설의 붉은 마녀가 사는 산장
이 산장의 주인이자 붉은 마녀의 추종자인 귀니
1년에 한번 오픈되는 붉은 마녀의 사냥기간에 모여드는 사람들
과연 산장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그들은 풀 수 있을 것인가?
  • 이 릴레이 소설은 1998년 천리안 추리문학동호회에서 진행되었던 것입니다.
  • 아래 글들은 문장을 좀 더 매끄럽게 수정한 수정본입니다. <1998-10-25>
 
 
  [1] 글쓴이 : 귀니
 
  [전설의 붉은 마녀가 사는 귀니산장]
 
  산골자락에 자리한 이 산장은 매년 여름이 되면 단 한번의 개장을 한다. 7월 21일 문을 열어 7월 28일까지 딱 한 주간이다. 이 기간은 이 산장에서 살았다고 전해지는 붉은 마녀의 사냥기간이었고, 7월 28일 이 마녀는 마침내 이 산장에서 사람들의 손에 잡혀 죽었다고 한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방치되었던 이 산장을 구입한 이는 귀니.
 
  그는 이 마녀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갖은 듯. 이 산장을 구입 후 마녀에 대한 온갖 자료를 둔 도서관을 만들었고 붉은 마녀의 정체가 탄로 난 7월 21일 산장을 개방해서 마녀가 잡혀죽은 7월 28일 산장을 방문한 사람들과 간단한 애도식을 갖고 이 산장에서 내보낸다. 그리고, 다시 일년을 보내야 산장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등장 인물 -------------------------------------------------------
 
  귀니:남. 57세. 마녀 산장의 주인. 10년 전 이 산장을 구입한 후 이곳에서 나간 적이 없다. 마녀에 대한 호기심으로 산장을 구입하였으며, 마녀와 관련된 도서관을 만들기까지 했다. 또한 매년 7월 21일부터 28일까지 산장을 개방하고, 마지막날에는 붉은 마녀의 애도식을 치른다. 붉은 마녀의 저주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있는 인물이기는 하나 말수가 적고 대체적으로 무표정한 얼굴이다.
 
  지마:남. 46세. 마녀 산장의 하인. 10년 전 귀니와 함께 이 산장에 들어온 후 모든 일을 처리하고있는 인물. 그러나 22일 아침에 도서관에서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됨.
 
  봄비:여. 43세. 지마의 부인. 역시 10년 전 지마와 함께 이 산장에 들어왔다. 이 산장에 나가는 일이라곤 가끔 지마를 따라 필요물품을 사러 가는 것뿐이다. 남편의 시체를 발견하자 이방인인 이쉘을 의심하고 다짜고짜 달려들어 멱살을 잡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슬픔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맡은 일(식사준비 등)을 충실히 하고 있다.
 
  네로:남. 30대 초반의 활발한 성격. 말이 좀 많고 여기저기 참견하는 버릇이 있는 인물. 공포영화 감독으로 장소 섭외 차 산장에 온 것으로 추정된다.
 
  블루:여. 20대 후반의 네로의 동생. 둘 사이가 석연치 않으나 성격이 비슷한 걸로 보아 그럴 수도 있음. 의심이 많고, 말수가 많은 편이며, 그에 못지 않게 겁도 많은 듯 싶다. 네로의 권유로 함께 온 듯 하다.
 
  행크:남. 28세. 예비 고고학자. 붉은 마녀에 대한 논문자료 수집 차 왔다고 한다. 지마의 시체를 처음 발견하기도 한 그는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면서도 소심한 듯 보인다.
 
  네모:남. 20대 중반. 말이 없는 조용한 인물. 귀니가 마녀의 저주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당황스러워 하는 행동을 했다. 그 외에 알 수 있는 자료가 부족.
 
  코난:남. 19세. 봄비의 먼 친척. 매년 이 산장에 왔다고 한다. 활발한 성격이며 호기심이 풍부한 듯 싶다.
 
  레미:남. 19세. 코난의 친구. 19세. 남. 코난의 권유로 산장에 왔다고 한다. 성격은 코난과 비슷한 듯 싶다.
 
  이쉘:남. 29세. 폭우로 피난처를 찾다가 이 산장에 들어오게 된 이방인. 등장 시에는 어딘가 어두운 분위기였으나 지마의 시체 발견 후 자신이 의사라고 밝히고, 형사와 같은 행동을 한다. 경망스럽고 말을 쉽게 내뱉는 타입이나 이방인치고는 붉은 마녀에 대해 많이 아는 듯 싶다.
 
  앨러리: 여. 25세. 호기심이 많은 여인. 목이 잘린 지마의 시체를 태연하게 살펴볼 정도로 침착한 성격의 소유자. 그녀 역시 붉은 마녀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듯 싶다.
 
  1층: 귀니의 방
  지마, 봄비 부부의 방
  마녀 도서관
  거실
 
  2층: 블루, 네모 남매의 방 (트윈베드)
  행크, 이쉘의 방 (더블베드)
  코난, 레미의 방
  엘러리의 방
  네모의 방
 
  21일.
  산 속에서의 아침은 늦게 오는 법. 아직 동이 뜨려면 두어 시간쯤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오늘은 올해의 첫 손님이 오는 날이다. 장주인 귀니와 하인부부인 지마와 봄비는 이른 새벽부터 부산스레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산 속은 아직도 새벽녘에는 춥다. 이 산장의 난방은 아직도 벽난로가 담당하고 있기에 귀니와 지마는 땔감을 더 준비하고 있었다.
 
  투둑투둑...
  밑반찬을 준비하고 있던 봄비는 낯선 소리에 창문을 열어보았다. 비다.
 
  "몇 년만 인걸. 비오는 건..."
  그랬었다. 개장주간동안 비가 온 건 올해가 몇 년만의 처음 있는 일이었다.
 
  "휴~~. 좀더 신경 써야 할 일이 늘겠는걸."
  "젠장, 빗발이 점점 더 거세어 지는군요..오늘 같은 날 사람들이 올까요?"
 
  “글쎄...그래도 한번 나가봐야겠지..”
  올지도 모르는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허리를 한번 쭈욱 펴 하늘을 바라보며 귀니는 중얼거렸다. 산장의 아침식사는 늘 6시였다. 손님이 있건 없건, 6시 정각에 식사하기 위해 내려오지 않는다면 굶어야 한다. 봄비가 새로 차려주지도 않지만 부엌에 들어가려면 봄비에게 잔소리를 듣고 쫓겨나기 십상이다.
 
  "오늘은 비프 스튜, 베이컨과 계란 후라이예요.."
  '쳇! 내가 쇠고기를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꼬박꼬박 쇠고기 요릴 하는군.'
 
  봄비의 말을 듣자, 지마는 인상을 구기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접시가 딸그락거리는 소리를 제외하곤 언제나 이들의 식사는 조용하였다. 이들은 10여 년을 이 산장에서 살아오면서 서로에게 꼭 필요한 말을 제외하곤 해 본적이 거의 없었다...
 
  식사를 마친 후, 귀니는 언제나처럼 작은 도서관으로 가서 커피와 함께 책을 들여다보았다. 봄비는 설거지를 끝낸 후, 다시 한번 객실을 정돈하기 위해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지마는 험한 산길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 손님들을 데려오기 위해 차를 몰았다.
 
  7:00
  물이 점점 불어나고 잇는 계곡을 바라보며 지마는 중얼거렸다.
  "쳇! 이런 날씨에도 이 산에 오르는 놈들은 미친 거야. 분명 태반은 안 올 거다. 젠장 망할 놈의 비!"
 
  8:10
  산밑 진입로에 세 명이 비를 맞으며 서있었다.
  8시에 온다고 한 손님은 네로와 블루 남매이다. 그런데 한 명은?
 
  "아~휴~. 오셨네요. 청승맞게 비 맞으면서 기다렸는데. 하긴 우리가 조금 일찍 오긴 했지?"
 
  "응, 빨리 짐이나 옮기자, 안이다 젖었겠다."
  수선을 떠는 블루에게 네로는 짜증이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꽤나 시끄러운 인간들이라고 생각하며 지마는 의외의 인물에게 눈길을 돌렸다.
 
  "저... 일행이신 가요?"
  "아뇨, 저희 일행은 아닌데, 산장으로 가는 중이래요."
  블루는 같이 20여분을 있었으나, 이름조차 밝혀내지 못한 그를 보며 인상을 약간 찡그렸다. 조용히 있던 그가 지마를 보며,
 
  "네모입니다. 예정보다 일찍 오게 되었습니다."
  라고 짤막히 말했다.
  터덜터덜...
  지프는 간신히 차 한대가 지나갈 만한 길을 거쳐 마녀 산장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건 비포장 오르막길을 달리고 있는 이유에서라기보다 끊임없이 떠들고 있는 네로, 블루 남매 때문이었다.
 
  산장에 도착한 일행에게 방을 배정대로 주는 일을 봄비에게 맡긴 채 지마는 방에 가서 쉬었다. 점심때 오기로 한 네모가 이미 와 있으므로, 오후에 나머지 손님들을 차례로 데리고 와야 할 일만이 남아 있었다.
 
  2시 반에 앨러리와 행크라는 인물이, 그리고 4시 반에 코난과 레미가 산밑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 모두 젖은 옷을 말리고 방 정리를 끝낸 시간은 6시. 다행이군. 이 산장의 규칙 하나, 식사시간 외의 식사대접은 없다. 아침식사는 6시 점심은 12시 그리고 저녁은 6시.
 
  봄비가 저녁식사를 옮기고 있는 동안 빗줄기는 더욱 세차지고 있었다. 그리고 식당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라디오를 들으니 태풍이라는 군요. 다행히 먼 지역이라 태풍권내는 아니라 지만..."
 
  "그래도 이 망할 놈의 비는 계속 온대잖아. 젠장. 난 비는 싫어."
 
  네로와 블루가 들어오며 사람들에게 인지 자신들에게 인지 모를 말을 큰소리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관심 밖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귀니가 들어오자, 앨러리는 눈빛을 반짝이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여긴 붉은 마녀가 살았다죠?"
  머리를 끄덕이며 답을 대신하는 귀니.
  "근데 왜 하필 붉은 마녀예요? 보통 그네들의 이름을 붙이지 않나?"
 
  이번엔 블루.
  "붉은 마녀에 대해서 얘길 좀 해주시죠?"
  이번엔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던 행크가 말을 걸었다.
  "백여 년 전쯤 마녀사냥이 있었다는 사실은 모두 아시죠?"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이야기를 재촉하는 눈빛이다.
  "그때 늑낭이라는 여인과 아들 이스틴이 이 산장에 살고 있었습니다. 늑낭의 남편은 잔월이라고 하는 사람인데 이스틴이 태어나기 몇 달 전 병으로 죽었죠. 어린 이스틴과 살기 막막해진 늑낭은 지금의 저처럼 산장을 운영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라 전역에 죽음의 전염병이 돌게 되었고, 곳곳에서 마녀사냥이 시작되었죠. 다들 아시겠지만, 그때만 해도 전염병은 마녀가 퍼트리는 것이라 하여 마녀로 지목된 여인은 그 즉시 화형에 처해졌습니다. 생필품을 사러 읍내로 나간 늑낭은 사람들에게 마녀로 지목되어 사람들에게 붙잡히게 되었으나, 간신히 피할 수 있었죠. 그러나 어린 아들과 같이 있었기에 그들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기가 쉽지 않았으나, 다행이랄까 그때도 오늘처럼 비가 내려 간신히 여기 이 산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답니다. 며칠에 걸쳐 이곳에 도착한 늑낭은 지칠 데로 지쳤으나, 안심할 수가 없었죠. 그렇다고 도망가기도 수월치 않았던 그녀는 어린 아들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만은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 늑낭은 이스틴을 어딘가에 숨겨놓았는지, 사람들이 이 산장에 들어 왔을 때에는 그녀만 찾아냈고, 끝내 그 아들은 찾지 못한 사람들은 지금 네로, 블루 님이 묵고 계신 방에 그녀를 가둬놓은 후 산장에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아시겠지만 그 방은 프랑스식 창이라 밖에서 볼 때는 온통 붉은 빛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가 붉은 마녀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또 그녀의 붉은 머리 역시 그녀를 붉은 마녀로 만들어 주었을지도 모르죠."
 
  철컥-
  일순 온갖 사물이 정지되었다.
  "이게 무슨 소리지? 현관 쪽인 것 같은데?"
  그때 말을 꺼낸 이는 지마였다. 그리고 그는 일어나서 현관으로 나갔다.
 
  사람들 역시 호기심이 생긴 듯, 우르르 쫓아갔다.
  투욱투욱. 빗방울을 떨어뜨리며 한 사나이가 서있었다.
  "저는 이쉘이라고 합니다. 이 근처에서 야영을 하다가 폭우 때문에 내려오던 중 불빛을 발견해서요. 실례가 안 된다면 비가 그칠 때까지 묵을 수 없을까요?"
 
  나지막이 울리는 저음의 음성과 어두운 얼굴은 그의 성격을 말해주는 것 같다.
 
  "흠...원래 예정된 손님 외엔 받지 않는데. 게다가 묵을 방도 없고..."
 
  귀니의 말에 행크가 말을 꺼냈다.
  "저... 괜찮다면 저와 같이 써도 될 듯 하군요. 제 침대는 더블이니까요."
 
  인상을 찡그리던 귀니는 마지못하여 허락하였다.
  그리고 행크와 이쉘은 그들의 방으로, 코난과 레미는 귀니와 도서관으로, 나머지 사람들은 거실에서 차 또는 술을 마시며 휴식을 취한 후 각자 자신의 방으로 갔다. 이렇게 하루가 지났다.
 
  22일.
  다음날 열려져있는 마녀 도서관으로 언뜻 보여지는 지마의 시체와 함께 두 번째의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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