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41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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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41 ~ 50

릴레이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천리안 추리문학동호회 회원들

 
  •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에게 초대장을 받은 7명의 남녀들.
  • 이들은 초대장의 글에 이끌려 별장만 떨렁 있는 무인도로 모여든다.
  • 그리고, 계속 되어지는 살인과 공포.
  • 범인은 7명중의 하나라는 것 밖에는 아무런 단서가 없다.
  • 누가 연쇄 살인의 범인인가? 그리고 다음 희생자는? 또한 범인은 무슨 목적으로 살인을 계속 하는 것인가?
  • "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는 1998년 천리안 추리문학동호회에서 진행되었던 릴레이 소설입니다.
  • 릴레이 규칙 : 1인당 10 문장씩 스토리를 이어서 릴레이 합니다.
  • 일정 횟수까지 진행되면 릴레이는 끝이 나고, 참여자는 기존 글을 토대로 결말을 낼 수 있습니다.
  • 릴레이가 종료되었기에 문장을 좀 더 매끄럽게 수정하여 올립니다. <1998-10-25>
 
  [봄비온뒤]--------------------------------------------[41]
 
  지마는 흥미가 있다는 듯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갑자기 그의 눈에 이상한 것이 띄었다. 검은 돌 틈에서 찢겨진 듯한 옷자락이 보이는 것이다.
 
  "어허? 여기에 왜 이런 것이?"
  지마가 그것을 집어들려는 찰라, 둔탁한 충격이 뒤통수에 몰려들어 왔다.
 
  "괜찮아요, 지마 님?"
  울듯이 내려다보고 있는 은요일.
  네로와 핼리는 무거운 지마를 발견해 끌고 오느라고 퍽 지쳐 보였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지마는 아픈 머리를 감싸 안으며 희한한 웃음을 지었다.
 
 
  [레븐스]----------------------------------------------[42]
 
  "여... 여기는 돌섬이 아니잖아!"
  지마가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난... 난 돌섬에 있었는데... 거기서 수님의..."
  "수님의?"
  "난 거기서 수님의 찢어진 옷자락을 발견했어요! 바위틈에서..."
 
  모두가 깜짝 놀랐다.
  특히, 루(혹은 귀니)와 레븐스의 놀라움이 컸다.
  "그러면 수님은 돌 섬에 있다는 뜻인가요?"
  "어쩌면... 그녀는... 혹시... 모두 섬으로 갑시다!"
  셋쨋날 오전 10시 - 모두는 섬으로 출발했다.
 
 
  [지마]------------------------------------------------[43]
 
  일행은 돌 섬을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수의 흔적은 옷자락 외에는 어디에도 없었다.
 
  네로가 말했다.
  "학교 운동장 만한 돌 섬이라 사람이 숨어 있었다면 금방 발견했을 겁니다. 6명이 샅샅이 뒤졌는데도 없는걸 보면 이곳에는 수 님이 없는 듯 싶네요."
 
  핼리가 갑자기 나섰다.
  "아뇨! 수 님은 여기에 있어요."
  핼리의 말에 모두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렸으나 그들이 알고 있는 수의 얼굴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시선은 모두 핼
  리에게로 쏠렸다.
 
  “곰곰이 생각해 봤죠. 수님의 행방불명과 동시에 저기 있는 루님이 등장을 했어요. 이상하지 않나요? 수님이 바로 저기에 있는 루님이라고 가정하면 간단히 해결이 돼죠. 하지만, 문제가 있죠. 수님과 루님의 얼굴은 서로 틀리거든요.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명심할게 있어요. 우리들은 여기에서 서로를 처음 봤어요. 물론 은요일과 나는 친구사이지만요. 하지만 다른 분들은 서로를 모르죠. 처음에 온 루님과 수님은 서로 친구 사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 역시 그들의 말만 들었을 뿐이에요.”
 
  핼리는 잠시 숨을 돌린 뒤 계속했다.
  “처음 루님이 죽었을 때, 초대장이 없어졌다고 수님이 그랬죠. 그리고 레븐스님이 등장했어요. 하지만 죽은 루님의 시체를 보고 자신이 알던 루가 아니라고 했죠. 수님은 루가 틀림없다고 했고요. 그럼 둘 중 하나가 거짓말을 한 셈이 되죠. 제 추리로는 수님이 거짓말을 한 거예요. 애시당초 수란 존재는 없었어요. 지금 저기에 있는 루님이 수인척 한 것이죠. 간단한 분장을 하고 말이죠. 아시다시피 여자는 짙은 화장을 하면 분장한 표가 나지 않아요. 게다가 수님 얼굴을 자세히 본 사람도 없죠. 원래 얼굴로 돌아온 수.. 아니 루님은 자연스레 등장을 해서 일란성 쌍둥이 운운했지만 역시 거짓말이에요. 그녀에겐 형제가 없었을 거예요. 결국 우리는 그녀의 일인이역에 완전히 속은 것이죠.”
 
  “하지만...” 은요일이 말했다.
  “사람이 죽은 건 확실하잖아? 그건 어떻게 설명할거지?”
  “죽은 사람은 루님과 약간의 친분이 있는 사람이겠지. 아니면 수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일수도.... 이 섬에 오기 전날 루님은 그녀의 시체를 섬에 가지고 와서 숨긴 거야. 그리고 배우를 한 명 고용했겠지. 루 행세를 할 사람이 필요했으니까. 밤이 되자 루 행세를 하던 배우는 숨겼거나 돌려보내고, 전날 숨겼던 시체를 꺼낸 거지. 물론 루의 분장을 해서 말이야. 시체 얼굴은 창백하니 표가 안나지. 하지만,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얼굴을 태운 거야. 그런 뒤에 수의 분장을 벗고 일란성 쌍둥이를 가장해 루가 재등장 한 거지.“
 
 
  [레븐스]------------------------------------------------[44]
 
  모두들 핼리의 놀라운 추리력에 감탄했다. 자연스레 시선은 루에게 쏠렸다.
 
  "그러니까 귀니라는 일란성 쌍둥이 동생은 없었던 거군요."
  은요일이 말했다.
  “잠깐만!” 네로가 끼어들었다.
  “핼리님의 추리에 의문점이 하나 있네요. 핼리님은 이 루님이 시체와 루님의 대역과 함께 이 섬에 왔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럴 수고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무슨 소리죠?”
  은요일이 물었다.
  네로가 그 질문에 대답했다.
  “간단한 이야기예요. 여기 있는 이 살인자는 루의 대역 한 사람만 데리고 섬에 온 거죠. 시체까지 데려왔다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타버린 시체나 루의 목 매달린 시체는 다 루를 닮아야 해요. 레븐스 님이 처음에 이 섬에 왔을 때는 수를 몰랐죠. 그리고 타버린 루의 시체도 알아보지 못했어요. 그 문제는 일단 나중에 논의하고... 차라리 여러분이 살인자라면 한 명을 데려와서.. 루 님의 행세를 한 후에 죽여서 태우는 게 더 편하죠. 일부러 시체하나를 더 가지고 올 필요가 없단 겁니다. 살인자의 행동을 다시 생각해보죠. 자기가 '수'라 자처하는 이 자는 대역과 섬에 왔어요. 그리고 대역을 죽인 뒤에 태운 거예요. 물론 레븐스 님이 만난 루 님은 진짜 루 님이 아닐까요? 그래서 레븐스 님이 루의 타버린 시체를 못 알아본 거죠."
 
 
  [지마]------------------------------------------------[45]
 
  핼리가 반박했다.
  “그럴수도 있겠죠. 대역을 직접 죽인다면 번거러움이 사라질테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 비명소리를 듣고 2층을 가로막았던 수의 행동은 어떻게 설명한 건가요? 2층에 시체가 있기 때문에 가로막은 것 아닐까요? 그렇다면 비명소리 테입은 수님(즉 지금의 루)이 설치한 게 아니란 이야기가 되죠. 이건 나중에 이야기하죠. 우선 제 추리는 시체를 전날에 이곳으로 운반된 거예요. 이 섬을 무대로 삼기 위해 사전조사차 몇 번 왔었겠죠. 그 때 시체를 데려와 별장 어딘가에 숨겨둔 거예요. 우리들이 이곳에 도착했을 때 시체는 이미 별장 어딘가에 있었던 거죠.
 
  부패하는 걸 막기 위해 우리들이 도착하기 전날 죽인 뒤 옮겨놓았을 가능성이 높아요. 우리들이 도착한 날 밤에 루의 대역은 잠시 피신 시켜 놓고, 시체를 꺼내 루님 가면을 씌워놓고 표시가 안 나도록 분장한 뒤, 목을 매단 겁니다. 시체 얼굴을 자세히 볼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나서 시체가 불에 탔죠. 왜일까요? 레븐스님이 봐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분장을 했다해도 애인 사이였던 레븐스님의 눈을 속일 수는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우연찮게 레븐스님은 하루 늦게 도착했어요. 과연 우연일까요? 만일 루님이 애인인 레븐스님에게 하루쯤 늦도록 조치를 취했다면요? 조작된 우연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네요. 결국 루님은 레븐스님에게 자신은 이 섬에서 죽었다는 걸 알리려 했다는 추측이 가능해 지는 것이죠.”
 
  “글쎄요.” 네로가 말했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목을 매달 이유가 없잖아요? 처음부터 불에 태웠다면 더 간편했을 텐데...”
 
  “그건 그럴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섬을 무대로 삼은 것. 또한 루님, 레븐스님과 전혀 상관없는 듯한 사람을 초대한 것.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손쉽게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를 이 곳에 초대했고, 엄청난 조작극을 벌였어요. 단순히 목격자가 필요했기 때문일까요? 왜, 루님은 처음부터 시체를 불태우지 않았을까요? 그건 누군가에게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되네요.”
 
  그렇게 말한 핼리는 봄비를 돌아보았다. 순간 봄비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난... 아무 것도...“
  “쥐를 보고 기절한 루(대역이죠)를 보고 확인도 안한 채 죽었다고 말한 게 누구죠? 시체가 불에 타는걸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은 누구고요? 또한 목매단 시체를 보고 당황한 건 누구죠? 봄비님, 당신에게 보이기 위해 그런 복잡한 절차를 거쳐 시체를 처리한 것이 아니던가요? 3년 전에 루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어요. 그리고 봄비님뿐만 아니라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 그 일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이 곳에 초대된 것이란 생각은 안 드시나요? 물론, 레븐스님도 그와 관련이 깊겠죠.”
 
  은요일의 화가 난 듯한 말투가 들려왔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루님이나 레븐스님을 3년 전에 본 적도 없단 말이야! 여기에서 처음 본 거라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핼리가 엷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럴까? 3년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우리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또한 루님에게는 자신이 죽었다는 걸 레븐스님에게 보여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나요? 루님?”
 
  하지만, 사람들이 핼리의 추리에 넋을 빼놓고 있는 틈에 루는 사라져 버렸고, 그와 더불어 또 한사람의 모습도 사라져 버렸다.
 
 
  [레븐스]----------------------------------------------[46]
 
  “엇! 루님과 봄비님이 사라졌는데요?”
  은요일의 말이었다.
  핼리가 말했다.
  “정체가 밝혀졌으니 우리들과 계속 있을 이유가 없어진 거겠죠. 여하튼 이제 별장으로 가는 게 어떨까요? 이 곳은 좀 춥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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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량도 떨어져 가고... 휴우...”
  은요일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도 점심거리는 있겠죠?”
  네로가 건성으로 물었지만 요일은 성실하게 대답했다.
  “달걀과 통조림 정도는 있어요. 하지만 이것만으로 얼마나 버틸지... 여하튼 누구 한 사람 도와주겠어요? 식사 준비는 해야할 것 같은데...”
 
  “제가 도와 드릴게요.”
  지마의 대답이었다.
  식사가 차려지고 모두는 아무 말 없이 식사에만 열중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어딘가에 숨어있을지 모르는 루와 봄비가 자신들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
 
 
  [봄비온뒤]--------------------------------------------[47]
 
  갑자기 은요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잠깐, 핼리. 이게 무슨 일이지? 분명, 너무 이상한 일이야.”
  은요일은 갑작스레 지마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었다.
  “분명, 지마 님은 선장이셨지요? 우리 모두가 이 섬에 초대되어 온 거라 하더라도 지마 님은 아니시지 않아요? 그런데 어떻게 초대장을 가지고 계셨던 거죠? 그리고 보니 너무 이상해. 수 님이 첨에 없어 지셨을 때 분명 그 돌 섬의 존재를 이전부터 아셔 놓고서는 아무런 말조차 없으셨죠?”
 
  지마는 골치 아픈 은요일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난 초대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초대장은 내 것임에 분명해요, 은요일 님. 물론 여러분과 똑같이 받은 건 아니지만요. 이 초대장은 3년 전에 내가 받았던 거예요.”
 
  모두들 지마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지마의 웃음은 점점 창백해져 갔다.
 
 
  [핼리]------------------------------------------------[48]
 
  "정말 이상한데요. 처음에 각자 자신이 받은 초대장을 꺼내라고 했을 때 지마 님께선 자연스레 초대장을 꺼내셨죠. 아니, 어떻게 우리가 초대장을 받았기에 이곳에 왔다고 생각하셨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이유 없이 초대장을 가지고 오신 겁니까? 당신 스스로 말했소. 분명 당신은 당신의 배로 우릴 태운 후 이곳을 떠날 사람이었다고. 단순히 배의 선장이었으나 배의 고장으로 머물게 된 것이라고."
 
  따지듯이 묻는 레븐스의 말에 지마는 아무 말 없이 우습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 이상한 건 지마님뿐만이 아니긴 합니다만 지금으로선 사라진 2명 외에는 지마님이 가장 의심이 많이 가는 분이에요."
 
  "어째서 그리 생각하셨는지 알고 싶군요."
  네로와 레븐스의 말을 묵묵히 듣던 지마의 입에서 쉰 소리가 나온 건 그때부터다.
 
  "처음 오셨을 때 갑자기 배가 고장났단 이유로 우리와 합류한 때부터입니다. 거기다 배의 선장이라면서 가볍게 어딘가 고장났다 라는 말도 없었고, 고치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지요. 물론 배가 크게 파손되었다면 문제지만 이런 섬에서 갑자기 배가 파손될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우리 중 누군가 고의로 손질을 했다면 문제지만."
 
  "계속하시지..."
  처음 그를 본 사람이 있었다면 필경 그를 꽤나 아픈 사람으로 봤으리라.
 
  "또한 은요일 님께서 말씀하셨던 거처럼 돌 섬의 위치를 알고 계셨고, 우리에게 그곳에 가지 말라고 하셨죠. 아니 가지 않는 게 좋다는 반 협박성 어투로도 볼 수 있지만요. 그러나 우리가 그곳에 갔을 때 아무런 해가 될만한 것도 없었습니다. 놀랍게도 봄비 님과 루 님이 갑자기 사라질 수 있었지만."
 
  "하나 더. 지마님께선 우리에게 그 말을 남기시고 이곳을 돌아다니셨죠. 후에 지마님께서는 쓰러져 계셨는데 쓰러지기까지의 발자국모양은 무엇인가를 찾는 듯 했습니다. 그것도 30여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매우 많은 곳에 발자국을 남기셨더군요. 덕분에 찾는데 애먹었지만... 이 부분에서 저는 지마님이 이 섬에 대해 뭔가 알고있는 사람중 하나라고 생각한 겁니다. 그래서 의심이 갔죠. 섬을 잘 알고 우리를 이곳에 쉽게 고립시킬 수 있는 사람.의문의 초대장과 3년 전이란 어구를 사용한 사람은 당신, 지마님이시니까요."
 
 
  [행크]------------------------------------------------[49]
 
  레븐스의 추리를 묵묵히 듣고 있던 은요일이 문득 입을 열었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범인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아요. 처음엔 저도 지마님을 의심했었어요. 배를 일부러 고장낸 것은 아닐까. 왜 섬을 그렇게 돌아다녔는가. 또 그 3년 전의 초대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마님은 자신이 그 초대장을 3년 전에 받았다고 했어요. 어떻게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범인은 아닌 듯 싶어요. 그리고 자꾸 사람이 없어지거나 죽고 있는데 3년 전의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데는 저도 동감이에요. 아깐 그걸 못 믿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무언가와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건......”
 
  레븐스가 말했다.
  “당신은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고 냉정하군요. 이 판국에 이 정도로 냉정하고 침착한 당신이 의심스러운데. 당신은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며 골똘히 있는 경우가 많잖소. 당신은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여자요. 그렇지 않소?”
 
  모두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로가 말했다.
  “이것 봐요. 여러분의 추리는 다 일리는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뚜렷한 증거는 없잖아요. 여기 있는 모두가 살인자일 수도 있고, 다 죽을 수도 있어요. 뚜렷한 증거 없는 성급한 추리는 모두 삼가 해 주셨으면 합니다. 분위기만 어수선해지니까요.”
 
  모두들 네로의 말에 수긍했다.
  이때 지마가 문득 말을 열었다.
  “여러분의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레븐스님의 말을 들어보니 절 의심하시는 것도 당연하군요.”
 
  순간 지마의 눈이 날카로워지며 계속 얘기했다.
  “배는 누군가가 고장낸 것이고, 제가 그 섬에 갔었던 이유는 거기서 어떤 사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핼리]------------------------------------------------[50]
 
  “마치 석상같이 가만히 서있던 여성이었습니다.”
  지마의 말에 네로가 다시 물었다.
  “여성이라고요?”
  “그렇습니다. 확실치는 않았지만 여위어 보이는 몸매에 약간 긴 머리. 분명 여성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그곳에 갔다는 겁니까?”
  레븐스가 질문했다.
  “맞아요.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그곳은 사람이 가기엔 안 좋은 곳이었소. 그런데 웬 여성이 서있는걸 보았지요. 당신이면 어떻게 했겠소? 의문의 여성이 한 섬 안에 서 있는걸 보았다면...그러나 내가 그곳에 갔을 땐 아무도 없었소. 그저 천조각뿐만이 기다리고 있었죠. 그때 누군가 내 머리를 가격했고...”
 
  은요일이 말했다.
  “예. 지마님은 분명 머리에 상처가 있었어요. 거기다 자신이 가지 말라고 했던 섬에 홀로 있었다는 뭔가 이상하고요. 거짓은 아닌 거 같아요.”
 
  네로는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 저었다.
  “후... 가면 갈수록 꼬이는군. 그럼 사라진 봄비님과 수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요? 지마님.”
 
  “왜 나한테 묻는 거지요?”
  “수님과 봄비님은 그 섬에서 돌연 사라지셨습니다. 그 섬을 잘 알고 계신 분은 당신뿐. 자, 이제 그 섬에 대해서 말씀해 보시죠. 당신이 알고있는 모든 것을요.”
 
  “흠...” 지마가 생각에 잠긴 듯 말하기 시작했다.
  “아직 그 사건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모든 것은 3년 전 그날부터 시작되었소. 만약 그 사건이 맞다면 우린 살아 남을 수 없을 것이요. 허나 원한다면 말씀해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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