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31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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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31 ~ 40

릴레이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천리안 추리문학동호회 회원들

 
  •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에게 초대장을 받은 7명의 남녀들.
  • 이들은 초대장의 글에 이끌려 별장만 떨렁 있는 무인도로 모여든다.
  • 그리고, 계속 되어지는 살인과 공포.
  • 범인은 7명중의 하나라는 것 밖에는 아무런 단서가 없다.
  • 누가 연쇄 살인의 범인인가? 그리고 다음 희생자는? 또한 범인은 무슨 목적으로 살인을 계속 하는 것인가?
  • "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는 1998년 천리안 추리문학동호회에서 진행되었던 릴레이 소설입니다.
  • 릴레이 규칙 : 1인당 10 문장씩 스토리를 이어서 릴레이 합니다.
  • 일정 횟수까지 진행되면 릴레이는 끝이 나고, 참여자는 기존 글을 토대로 결말을 낼 수 있습니다.
  • 릴레이가 종료되었기에 문장을 좀 더 매끄럽게 수정하여 올립니다. <1998-10-25>
 
  [지마]------------------------------------------------[31]
 
  갑자기 문이 꽝하고 열리면서, 흥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븐스였다.
 
  "도대체 루는 어디에 있는 겁니까?"
  히스테리 컬해진 레븐스의 말에 식당에 있던 수, 은요일, 봄비는 밖으로 나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레븐스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녀는... 불에 탄 그녀는... 루가 아니에요!"
  수가 흠칫 놀라며 물었다.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죠?"
  "그녀의 시체를 옮기다 알아 차렸죠. 그녀의 팔뚝에는 어렸을 때 다친 커다란 상처가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시체에는 그게 없었다고요. 당신들이 죽었다고 말하는 여자는 루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수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제가 알고 있는 루의 팔에는 커다란 상처는커녕 작은 상처조차 없었어요."
 
  가만히 듣고 있던 은요일은 깊이 생각한 끝에 결론이라고 생각되는 의견을 말로 표현했다.
 
  "그럼, 결국 수 님이 알고 지낸, 또한 우리와 이야기를 나눴던 루 님과 레븐스 님이 사귀었다는 루는 서로 다른 인물이라는 이야기로군요?"
 
 
  [봄비온뒤]--------------------------------------------[32]
 
  사람들은 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루와 안지 꽤나 오래되었다는 걸 말로써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실제로 레븐스보다는 신뢰를 주는 면이 있었다.
 
  네로는 약간 험상궂은 표정으로 레븐스의 뒤에 섰다. 마치 도망가는 것을 막기라도 하려는 양...
 
  그런데 사건은 엉뚱한 곳에서 벌어지고 말았다.
  잠시 안 보이던 핼리가 갑자기 큰소리를 치며 달려왔다.
  "여기 좀 보세요. 이상한 게 있어요. 검은색 종이인데... 내용이..."
 
  검은 종이는 모두에게 건네졌고, 그들은 잠시 그 편지에 신경을 기울였다. 검은 종이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거짓의 여인은 火炎으로 변하고, 사랑에 빠진 남자는 줄을 쥔다. 마침내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 3년 전의 슬픈 노래도 전설로 남겨지리라."
 
  알 수 없는 내용의 편지에 사람들은 신경을 집중했다. 그래서 인지 수가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핼리]------------------------------------------------[33]
 
  "젠장. 또 수수께끼 같은 말이잖아."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에게 화를 내던 지마를 바라보며 네로가
  말했다.
 
  "지금은 이것의 뜻풀이보다는 사라진 수 님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요?"
 
  그제야 수가 사라짐을 깨달은 일행은 네로를 쳐다보았다. 해명을 해 보라는 눈빛과 함께...
 
  "아, 저도 지금 안 사실입니다. 문뜩 수 님에게 말할 것이 있어서 돌아보니 안 계시네요. 그래서 사라졌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럼, 일단은 수 님을 찾아봅시다."
  일행은 수를 찾기 위해 나갈 차비를 했고, 그 틈에 은요일은 핼리에게 조용하게 말했다.
 
  "모두들... 너무 침착한데? 수상할 정도야. 이 정도의 침착함
  이란... 너 역시 전과 달리 너무 변한 것 같아. 하루 밖에 지나
  지 않았는데 말이지..."
 
  핼리가 묘한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너 역시 용의자라고 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 그리고, 그 동안의 나와는 달라 보인단 말이지? 될 수 있으면 남들에게는 말하지마. 괜스레 의심받기 싫으니까 말이야."
 
 
  [행크]------------------------------------------------[34]
 
  "수님이 어디로 갔을까? 혹시 수님이 범인이 아닐까?"
  핼리의 말을 들었는지 지마가 다가와서 한마디했다.
  "그럴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아직은 범인이라고 확신하기에는 무리가 많아요. 뭔가 숨기고 싶은 게 있는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아무튼 찾는 것이 급선무 같네요. 나눠서 찾는 게 아무래도 빠르겠죠?"
 
  은요일의 의견에 레븐스가 동의를 표했다.
  "그럽시다. 그럼 네로님과 봄비님, 지마님이 한 팀을, 저와 은
  요일님, 핼리님이 또 한 팀을 구성해서 찾아보도록 하죠."
 
  핼리가 그 말에 찬성했다.
  "좋아요. 그럼 1시간 후에 다시 응접실로 모입시다."
  그렇게 해서 일행은 2팀으로 나뉘어졌다.
 
  레븐스가 은요일에게 말했다.
  "그런데 은요일님. 제가 지켜봤는데, 머리가 상당히 좋으신 것
  같네요."
 
  하지만 그의 속마음을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이 여자는 경계해야 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
  단 말이야.'
 
  레븐스의 속마음을 알 턱이 없는 은요일은 칭찬에 멋적은 웃음
  을 보이며 말했다.
 
  "제가 추리소설 작가라 그런 것 같네요. 뭐든지 주의깊게 관심
  을 가지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가 봐요."
 
  그 때, 묵묵히 있던 핼리가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앗!"
 
 
  [유리]------------------------------------------------[35]
 
  핼리의 당황스러운 말은 레븐스와 은요일의 귀에도 들어왔다.
  "당신은... 루? 어떻게 이럴수가... 이건 불가능한데... 블
  루님은 분명히 죽었는데... 우리 모두 확인했는데...설마 유령?"
 
  은요일 역시 잠깐 놀라긴 했지만, 그건 핼리의 놀란 목소리 때
  문인 듯 싶다. 그녀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는 듯 침착하게 말했
  다.
 
  "핼리, 놀랬잖아. 바보 같이. 요즘 세상에 유령이 어디 있다고
  그래? 흠... 당신은 루님이로군요. 진짜 루님."
 
  루는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진짜 루? 내가 루긴 한데, 진짜 루가 무슨 소리죠?"
  은요일은 여전히 알겠다는 투로 말했다.
  "이제야 알 것 같애. 당신은 혹시 일란성 쌍둥이 아닌가요?"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죠?"
  "이 사람 좀 수상해. 당신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겁니까? 혹
  시 팔에 상처가 있나요?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레븐스의 격양된 말에 루는 내키지 않는 듯 소매를 걷어 상
  처가 있는 팔을 보여 주었다. 창백해 보이는 팔뚝엔 하트 모양의
  커다란 화상 자국 같은 것이 있었다. 마치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선명한 모양에 레븐스, 핼리, 은요일은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루가 말했다.
  "그런데, 귀니는 여기에 있나요? 제 쌍둥이 여동생 말이에요."
  아무도 그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순간, 은요일은 루의 등장이 몰고 올 파장이 엄청날 것 같다
  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달래꽃]----------------------------------------------[36]
 
  너무나도 이해하기 힘든 이 사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은요일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너무나도 괴기스러운 일들이었다.
  무지개 빛의 초대장, 갑자기 나타난 루의 약혼자, 그리고 더
  더욱 이해하기 힘든 루의 일란성 쌍둥이.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우연들이었다.
 
  게다가 은요일은 이 모든 사건들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봄비'
  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다.
 
  루.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렇게 괴기한 일들이 따라다니는가? 도대체 왜?
 
  '3년전'이라는 글귀에서 그녀는 이번 초대가 3년전 '어떤'일의
  속편을 만들기 위한 무대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무대..무대..
 
  귀니의 일란성 쌍둥이라며 나타난 루는 진실로 귀니와 몸을
  나눈 쌍둥이란 말인가? 상처. 그까짓 상처쯤이야 현대 의술로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루의 죽음에 대한, 또 다른 의문이 은요일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한편, 봄비는 단 한번도 듣지 못한 루의 일란성 쌍둥이의 출
  현에 당황하고 있었다. 과연 루는 쌍둥이었단 말인가?
 
  '아냐. 모두가 날 노리고 연기하려 드는 거야. 몸을 태우는 공포를...'
 
  봄비는 참을 수가 없었다.
 
 
  [레븐스]----------------------------------------------[37]
 
  지마는 생각했다.
  '루와 귀니는 쌍둥이였어. 우리가 알고 있던 건 루였어. 왜냐하면 수 님이 루로 알고 있는 사람을 우리도 그렇게 아니까. 아니면 루와 귀니가 자신의 이름을 바꿀 수도...'
 
  지마는 계속 생각했다.
  '자세한 건 밑에서 루에게 물어봐야지. 하지만, 그 여자도 속일지 몰라. 그 여자가 자신을 루라고 해도 귀니인지 누가 알겠어?'
 
  그 때 누가 문을 두드렸다.
  지마가 문을 여니 은요일이 고개를 내밀었다.
  "점심 식사시간이에요. 밑에 다들 모여 있어요."
  지마는 일어서서 은요일과 함께 1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식사를 하면서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루인지 귀니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은 미소를 띄었다.
 
 
  [지마]------------------------------------------------[38]
 
  "그런데, 수님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이 일대를 샅샅이
  찾아보긴 했지만, 발견되지 않았잖아요. 식사를 마친 후에 다시
  한번 찾아보는 게 좋을 듯 싶네요."
 
  식사 도중, 네로가 꺼낸 그 말에 반대하는 이는 없었다.
  네로가 힐끔 루라고 주장하며 나타난 여자를 쳐다보니 그녀의 반응은 묵묵부답이었다.
 
  분명 수의 말에 따르면 절친한 사이라고 했었는데, 그녀의 반응은 어딜 보아도 절친한 사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그냥 길 건너 불을 보는 듯한 무관심한 태도였다.
 
  한편, 레븐스는 루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분명 루가 맞아. 하지만, 왜 나를 보고도 아는 척을
  하지 않는 거지? 그녀가 말했던 일란성 쌍둥이라는 말은 생전 처
  음 듣는 소리였다. 루가 그런 일은 나에게 숨길 이유가 없잖아? 저 여잔 루가 아냐! 그럼 도대체 저 여자는 누구일까?'
 
  은요일 역시 맞은 편에 앉은 루라는 여자에게 의혹을 품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수 님과 절친한 사이라고 알고 있는데, 수 님이 행방불명된 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어. 적어도 어떻게 된 일인지 정도는 물어보는 게 정상이 아닐까? 그럼, 수 님이 알고 있는 루는 저 여자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와. 하지만 저 여자는 레븐스 님에게도 별 반응이 없어. 결국 레븐스 님의 애인도 아니라는 이야기야. 그럼 저 루라고 주장하는 여자는 누구지? 분명 레븐스 님의 애인인 루와는 얼굴은 같은 것 같지만.....'
 
  핼리 역시 분위기에 따라 말없이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나름대로의 추측을 하고 있었다.
 
  '사라진 수 님. 그리고 때에 맞춰 나타난 진짜 루 님. 하지만 수 님과도, 레븐스 님과도 안면은 없는 것 같아. 그럼 제 3의 루? 일란성 세쌍둥이? 희박하지만 가능성은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런 무관심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것일까? 어쩜 저 여자는 루가 아닐 수도 있어. 사라진 수 님과 그 때 나타난 루 님. 어쩌면... 저 여자는 수 님이 분장한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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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 후, 그들은 다시 수를 찾기 위해 여기저길 돌아다녀 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는 사이에 날은 저물고, 그들은 다시 이 빌어먹을 섬에서 하루를 다시 보내야 했다.
 
 
  [봄비온뒤]--------------------------------------------[39]
 
  바람은 무섭게 불어와서 별장을 흔들고 지나간다. 네로는 잠이
  오지 않았기에 스웨터를 걸치고 밖으로 나아갔다.
 
  '저게 몰까? 저 깜박이는 불빛은? 건너편에서 보이는걸?'
  날이 밝자 네로는 핼리를 불러서 건너편을 바라보게 했다. 분명하진 않지만 무언가 어스름한 그림자가 보인다.
 
  "분명 작은 돌 섬 같은데요?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을 거 같은 그런 섬 같네요. 거리도 그리 멀지 않고 물살이 좀 세긴 하지만,
  수영실력만 있다면 충분히 건널 수 있을 듯 한데요?"
 
  화악... 담배에 불을 붙이며 지마가 말했다.
  "맞아요. 분명 저기엔 작은 돌 섬이 있죠. 물론 헤엄을 치면 건너갈 수도 있어요. 밀물 때가 아니면 말이죠. 그리고, 작은 우물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라면 절대 저 섬에 가지 않을 겁니다. 진심으로 충고하지만, 저 섬엔 눈길조차 주지 말아요."
 
 
  [핼리]------------------------------------------------[40]
 
  네로는 사라진 지마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래. 저곳엔 섬이 있어. 만약 어딘가로 도망가거나 무엇을 준비한다면 저 돌섬도 괜찮은 장소겠지. 잠깐! 그럼 내가 봤던 불빛은... 누군가 있다는..."
 
  "뭐하세요? 이런데서?"
  어느새 다가온 봄비가 질문하자 네로는 무심코 말을 꺼냈다.
  "그래. 어쩌면 수님이 저 곳에 있을지도.. 그렇군. 분명 우
  리가 지마님의 배를 타고 온 방향과는 각도가 기울어져 있지만
  주의를 들여봤다면 충분히 알수 있는 장소야."
 
  '흐흐. 그 멍청이들은 그래도 저 섬에 갈거야. 여기 있다가 무
  슨일을 당할지 모르니.. 그래봐야 헛수고겠지만..."
 
  지마는 이런 생각을 하며 섬의 뒷편을 거닐고 있었다. 어느 새
  걷기 시작한 지 30여 분이 지난 때였다.
 
  "오호. 그러고 보니 이섬은 뭔가 특이한 점이 있구만... 여기
  있으면 별장에서는 못보는 곳들이 많이 보이는데..."
 
  지마는 여러군데 움푹 패인 곳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만약 위험한 일이 생기면 여기만큼 좋은곳도 없겠군... 이 정
  도면 충분한 피신처가 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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