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11 ~ 20

> 자작소설 > 릴레이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11 ~ 20

릴레이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천리안 추리문학동호회 회원들

 
  •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에게 초대장을 받은 7명의 남녀들.
  • 이들은 초대장의 글에 이끌려 별장만 떨렁 있는 무인도로 모여든다.
  • 그리고, 계속 되어지는 살인과 공포.
  • 범인은 7명중의 하나라는 것 밖에는 아무런 단서가 없다.
  • 누가 연쇄 살인의 범인인가? 그리고 다음 희생자는? 또한 범인은 무슨 목적으로 살인을 계속 하는 것인가?
  • "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는 1998년 천리안 추리문학동호회에서 진행되었던 릴레이 소설입니다.
  • 릴레이 규칙 : 1인당 10 문장씩 스토리를 이어서 릴레이 합니다.
  • 일정 횟수까지 진행되면 릴레이는 끝이 나고, 참여자는 기존 글을 토대로 결말을 낼 수 있습니다.
  • 릴레이가 종료되었기에 문장을 좀 더 매끄럽게 수정하여 올립니다. <1998-10-25>
 
  [네로]------------------------------------------------[11]
 
  어둠이 깔린 늦은 저녁 시간. 각자는 1층에 방을 정하여 묵기로 했다.
 
  여기는 봄비가 묵기로 한 방.
  봄비는 몹시 지쳐 있었다. 갑작스럽게 고립되어 버린 자신들의 처지와 그 후에 겪게 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그녀의 몸과 마음을 이미 충분히 지치게 하고 있었다. 거기에다 수에 대한 사람들의 반복되는 두서없는 질문과 거기에 대한 수의 완강한 침묵이 그녀를 더욱 더 지치게 하고 있었다.
 
  봄비는 눈꺼풀 아래에 모래가 가득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을 떨치려 자꾸 눈을 깜박였지만 고집스러운 수의 얼굴은 자꾸만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규칙적으로 쾅쾅거리는 소리를 애써 외면하던 봄비는 결국엔 반쯤 잠을 포기하고 실눈을 떴다.
 
  바다 쪽으로 난 프랑스식 창의 미닫이 창문이 바람에 밀려가서 쿵 소리를 내고는 그 반동으로 퉁겨져 나왔다가 다시 바람에 밀리는 바보 같은 짓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비바람이 들이치는 것 같은데, 누가 저 창문 좀 닫아걸지 그래'
 
  속으로 사람들을 원망하던 봄비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퉁기듯 몸을 일으켰다. 밤을 호령하는 거친 어둠으로부터 휘황한 아크등이 건물 내부를 지켜주고 있었지만 거기엔 오직 봄비 혼자만이 남겨져 있었다.
 
  그녀는 오그라드는 몸을 추스리며 기억나는데로 몇 사람의 이름을 소리쳐 불러 보았지만 모두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 듯 아무런 대답도 어떤 기척도 되돌려져 오지 않았다.
 
 
  [레븐스]----------------------------------------------[12]
 
  봄비는 점점 공포감으로 미칠 것 같았다.
  '벌써 다 살해한 것인가? 그 미친 살인자가?'
  봄비는 집안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시 아무도 없었다. 알 수 없는 공포감이 엄습해 왔다.
 
  '밖을 찾아봐야겠어.'
  봄비는 현관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으악!"
  봄비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문 앞에 있는 나무, 그 나무에 루가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두려움을 느끼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가가 루를 만져 보았다.
 
  '차가워. 이번에는 진짜 죽어버린 거야...'
 
 
  [지마]------------------------------------------------[13]
 
  "맞아요. 그녀는 정말 죽은 거랍니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네로가 봄비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흠칫 놀란 봄비가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다행스럽게도 모두 거기에 있었다. 아마도 루의 죽음을 알아차리고 모인 듯 했다.
 
  "빌어먹을... 결국 그 자식이 사고를 쳐버렸어..."
  혼잣말처럼 내뱉은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바로 곁에 있던 네로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길 뿐, 수에게 그 말의 의미에 대해서 질문하지는 않았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고, 번쩍 하는 밝음이 순식간에 일어났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하늘을 뒤흔드는 듯한 소리와 함께 우둑우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봄비온뒤]--------------------------------------------[14]
 
  수는 어두운 기억 속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고등학교 때와 대학교 때의 루 모습이 하나씩 떠오르며, 차가워 보였던 수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맺혀 갔다.
 
  루는 너무 여리고 어리석었다. 결국 이렇게... 시신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니... 그에 곁에서는 행복하기도... 동시에 불행하다고... 자신을 구원해 달라던 루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앗! 그거! 그것은 어디에 있지?"
  수는 불현듯 사라진 '그것'에 대해 생각이 미치자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그게 없다면 이 어리석은 여행에 참가한 의미가 사라지고 만다.
 
  그녀는 되도록 표시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루의 시신을 뒤져보았지만, 어디에도 '그것'은 없었다.
 
  '누가 가져간 걸까?'
  라는 생각에 잠겨 있는 수를 바라보며 지마는 묘한 미소를 짖고 있었다.
 
 
  [레븐스]----------------------------------------------[15]
 
  "우리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일단 안으로 들어갑시다."
  네로가 일부러 밝은 얼굴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리고.. 시체도 내려야죠."
  지마가 네로에게 눈짓을 보냈다. 둘은 시체를 내렸다.
  "모두 들어갑시다. 시체는 루 방에 놔두죠."
 
  모두가 별장으로 다시 들어갔다.
  "커피나 한잔씩 하실래요?"
  봄비가 말했다.
 
 
  [청색지대]--------------------------------------------[16]
 
  "제가 커피를 타 올게요"
  이렇게 말하며 봄비는 천천히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수 님이 말했던 '그것'은 뭐죠? 혹시..."
  지마는 이미 눈치챘다는 듯이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그래요. 초대장이죠. 여러분들도 다 받으셨죠?"
  수가 자신의 주머니에서 손바닥만한 주황색 종이를 꺼냈다.
  "어? 수 님 것은 주황색이로 군요? 제것은 초록색인데..."
  네로가 의아해 하며 말했다.
  "제 것은 파란색이에요."
  봄비가 커피 잔을 쟁반 가득 들고 나타나며 말했다.
 
 
  [레븐스]----------------------------------------------[17]
 
  "우리가 잠자리에 든 게 11시였고, 제가 깬 것은 1시였어요."
  봄비가 말했다.
  "11시까지도 루 님은 멀쩡했으니까요."
  "그럼 11시부터 1시까지가 범행 시간이라고 봐도 되나요?"
  서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핼리가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 2시간 동안 특별히 알리바이 같은 것 있는 사람 없죠?"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단 지금이 새벽 두시니까 잠이나 자자구요."
  네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행크]------------------------------------------------[18]
 
  다음날 아침.
  모두들 곤히 잠들어 있는데, 갑자기 현관 쪽에서 '꺄악!' 하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야?"
  "현관에서 난 것 같은데..."
  모두들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현관 쪽으로 내려갔다.
 
  현관에는 봄비와 어떤 남자가 있었다.
  갑자기 핼리가,
  "너였구나, 우릴 초대한 놈이!"
  라고 외치며 그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남자는,
  "이게 무슨 짓이오!"
  라고 말하며 핼리의 공격을 살짝 피했다.
  "난 여기에 초대받은 사람이오!"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자기 소개를 간단히 했다. 자신의 이름은 레븐스이며, 누군가의 초대를 받고 왔다는 것이다.
 
  "날 초대한 사람은 누구요?"
  레븐스가 물었으나 다른 사람들도 모두 초대를 받고 온 것이기 때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자신들 역시 초대를 받고 왔다는 이야기를 그에게 해 주었다.
 
  "아아... 죄송해요. 간밤에 잠이 안 와서...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봄비는 분위기가 어색해 지는 것을 느꼈는지 이런 말로 분위기를 바꾸려 애썼다.
 
  "괜찮아요. 봄비 님이 무사한 걸 봤으니 됐어요. 레븐스 님, 초대장은 물론 가지고 계시겠죠?"
 
  핼리가 그렇게 말하자, 레븐스는 아무 말 없이 빨간색 초대장을 꺼내 모두에게 보여 주었다.
 
 
  [네로]------------------------------------------------[19]
 
  "잠깐! 모두 자기가 받은 초대장을 꺼내서 보여 주시겠어요?"
  은요일은 묘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둘러보며 초대장을 보여줄 것을 재촉했다.
 
  "역시 제 생각대로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 색이네요. 레븐스 님이 오시지 않았다면 빨간색이 채워지지 않았겠지만... 어제 루 님이 죽은 후에 초대장 이야기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가졌다는 색깔들을 보고 전 무지개의 색과 숫자와 똑같다고 생각 했었죠.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루 님의 초대장은 우리가 보기도 전에 없어져 버렸으므로 사실 빨간색이 빠져 있어서 완전한 무지개는 아니었던 겁니다. 꼭 무지개 색깔의 숫자에 맞게 초대장이 보내졌을 거라고 단정하는 게 조금 억지일지도 모르지만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고 전제하고 거기에 현재의 상황을 대입시켜보면, 레븐스 님이 오심으로 해서 루 님은 초대장을 안 가지셨을 거라는 결론에 닿게 되네요. 그런데..."
 
  은요일은 잠시 말을 끊은 후에야 뒤를 이었다.
  "수 님 말씀을 듣고 빨간색 초대장은 루 님이 가지고 계셨던 걸로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사실은 빨간색 초대장은 그 순간엔 없었던 거죠"
 
  은요일은 몸을 휙 틀어 바로 뒤에 있던 수의 눈을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수 님, 왜 거짓말을 하셨죠?"
 
 
  [청색지대]--------------------------------------------[20]
 
  "전,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초대장 얘기를 꺼낸 것도 루 님이 먼저였던 걸요."
 
  수가 정색을 하며 외쳤다.
  은요일은 잠시 생각한 뒤에 말했다.
  "그럼, 루 님의 초대장과 레븐스 님의 초대장의 색깔이 같다?"
  "레븐스 님, 왜 초대장에 명시된 날자보다 하루 늦게 온 거죠?"
 
  역시 지마의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그건... 이 초대장은 사실 내 것이 아닙니다. 바로 루의 초대장이지요."
 
  "아니! 그걸 왜 당신이 가지고 있습니까? 혹시, 당신이 루를?"
  수는 레븐스의 양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하지만 레븐스는 수의 말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 싶다. 그가 말했다.
 
  "루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루는 어딨죠?"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