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01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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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01 ~ 10

릴레이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천리안 추리문학동호회 회원들

 
  •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에게 초대장을 받은 7명의 남녀들.
  • 이들은 초대장의 글에 이끌려 별장만 떨렁 있는 무인도로 모여든다.
  • 그리고, 계속 되어지는 살인과 공포.
  • 범인은 7명중의 하나라는 것 밖에는 아무런 단서가 없다.
  • 누가 연쇄 살인의 범인인가? 그리고 다음 희생자는? 또한 범인은 무슨 목적으로 살인을 계속 하는 것인가?
  • "그리고 아무도 없었을까?" 는 1998년 천리안 추리문학동호회에서 진행되었던 릴레이 소설입니다.
  • 릴레이 규칙 : 1인당 10 문장씩 스토리를 이어서 릴레이 합니다.
  • 일정 횟수까지 진행되면 릴레이는 끝이 나고, 참여자는 기존 글을 토대로 결말을 낼 수 있습니다.
  • 릴레이가 종료되었기에 문장을 좀 더 매끄럽게 수정하여 올립니다. <1998-10-25>
 
  (사정상 등장인물 중 '수니'는 '수'로, '블루'는 '루'로 표기 했습니다. 혼동이 없기를 바랍니다. 또한 중간에 새로 등장하는 '귀니'는 '귄'으로 표기를 했네요. 쓰고 보니 릴레이 중에 귀니가 잠깐 언급이 되었더라고요. 동명이인이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귄'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지마]-------------------------------------------------[1]
 
  망망대해에 홀로 서 있는 무인도.
  이 곳으로 한 척의 배가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자그마한 배 안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침묵을 지킨 채, 서로를
  주시하며 의문과 두려움과 호기심을 품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듯 대화를 주고받지도 않았으며, 웃음을 띠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들이 도착할 섬만 물끄러미 바라볼 뿐...
 
  네로... 듬직한 체구를 가지고 있는 회사원. 모처럼의 휴가를 받는 날, 그는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이 섬으로 오게 되었다.
 
  수... 은행 직원. 보통 체구에 날카로운 이미지를 풍긴다. 그녀는 자신이 이 섬에 오게된 이유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루... 깡마른 체구에 직업은 없다. 무언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이유는 알 수 없다. 수와는 섬에 오기 전부터 안면이 있는 듯 하다.
 
  은요일. 호기심 많은 여학생으로 당찬 면이 있다. 추리소설을 쓰는 어린 작가로 이 섬에 무슨 일이 있을 것이라는 의문의 편지를 받고 무작정 오게 되었다.
 
  핼리... 은요일의 친구. 그녀의 협박(?)에 못 이겨 억지로 쫓아온 듯 하다. 내성적으로 말수가 적다.
 
  봄비... 약간은 통통한 체구에 문학 소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그녀 역시 이 곳에 오게 된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지마... 이들을 섬까지 실어다 준 배의 선장. 하지만 섬에 도착하자마자 공교롭게도 배가 고장나 그들과 함께 이 섬에 머무르게 된다.
 
  이렇게 7명의 남녀는 섬에 도착하게 되었고, 배의 고장으로 인해 육지로 나갈 수 없게 된 상황에 처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무인도라 생각했던 이 섬에는 2층 짜리 별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일단 별장으로 몸을 피하기로 했다.
 
  그들은 간단하게 자신의 소개를 했고, 그 결과는 위에 나열한 것과 같다. 하지만, 위의 각 사람들의 프로필은 그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게 별장의 응접실에 모인 그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유일한 교통인 배는 고장났고, 이상하게 배 안에 있던 무전기마저도 고장이 난 상태다.
 
  그러던 찰라 그들을 소름끼치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어딘 가에서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그들은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네로]-----------------------------------------------[2]
 
  목구멍에서 짜내는 듯한 비명 소리는 가구가 거의 없어 횡뎅그렁한 느낌을 주는 그 낡은 목조 건물 전체를 찢어발기듯 메아리쳤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을 표현하는 - 그러나 아주 오래 전부터 반복된 듯한 너무도 익숙한 - 남자의 비명 소리였다.
 
  루가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으... 안돼... 안돼..."
  그녀는 사시나무 떨 듯 몸을 떨고 있었고, 얼굴은 파랗게 질려있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비명 소리와 갑작스런 루의 기묘한 반응에 당혹해 하던 사람들 머리 위로 쿵쿵거리는 소리가 연이어 울려 퍼졌다.
 
  한 순간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 숨쉬기도 괴로울 만큼의 긴장감이 주위를 둘러쌌다.
 
  돌연, 지마와 핼리가 2층으로 뻗어있는 계단을 향하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돌진해 갔다.
 
  "잠깐!"
  루를 부축하고 있던 수가 놀라우리만치 빠른 동작으로 팔을 벌리며 계단 앞을 가로막았다.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문 채 절대 2층으로 가는 입구를 내어줄 수 없다는 듯 위압스럽게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봄비온뒤]---------------------------------------------[3]
 
  "왜 이러는 거예요?"
  지마의 표정이 당혹스럽게 변해 있었다. 루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수의 갑작스런 행동에 의아하다는 의미의 시선을 보내었다. 그들 중 누군가가 수의 그런 행동에 공포감을 느꼈는지 묘한 신음 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수는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고개만을 저을 뿐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핼리가 한마디했다.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합니까? 만일 다친 사람이라면 도와주는 것이 도리 아닌가요? 이렇게 무턱대고 막는다면..."
 
  핼리의 탄식에 수는 잠깐 망설이는 듯 하다가 물러섰고, 지마와 핼리는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끼며 2층으로 올라갔다.
 
  그 곳에는 길고 긴 어두운 복도와 3개의 방이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복도와 가까운 방부터 차례로 들어가 보았다. 방안에는 몇 개의 가구만이 있을 뿐 별다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베란다가 달린 프랑스식 창문은 열려 있었고, 그 곳으로 바다바람이 거세게 들어오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다른 방으로 이동해 보았지만, 비명의 주인공은 2층 어디에도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가운데 방의 바닥에 붉은 핏자국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지마]-------------------------------------------------[4]
 
  "이건 방금 생긴 핏자국이 아니네요. 피가 굳어 있어요."
  바닥의 핏자국을 살펴본 핼리가 말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의를 살펴보는 듯 싶더니 곧바로 테이블 쪽으로 시선을 고정 시켰다. 테이블 위에는 카세트 하나가 꽃병과 함께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카세트로 다가간 핼리는 테크 안에 테이프가 들어있고, 현재 플레이 중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든 핼리는 테이프를 뒤로 돌려 다시 플레이를 시켜 보았다. 그랬더니 방금 전에 들렸던 비명 소리가 예의 없이 스피커에서 들려왔다.
 
  "결국 아까 들려온 비명 소리는 이 테이프에서 나온 것이로군요. 우리들이 도착하는 순간 누군가가 작동시킨 것 같아요. 이 곳에는 우리 말고 누군가가 또 있어요."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응접실로 내려온 그들은 2층의 탐색 결과를 간략하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안심하는 사람, 계속 두려워하는 사람 등, 다양한 감정들이 그들의 마음속을 헤집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공통적으로 무슨 일이 이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걸 예감하고 있었다.
 
 
  [행크]-------------------------------------------------[5]
 
  "자, 다들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식사나 합시다."
  분위기를 바꾸려는 시도였을까? 지마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버리고 한마디했다.
 
  "그럴까요? 여기 와서 아무 것도 먹지 못했잖아요."
  핼리도 곁에서 거들었다.
  "먹을 것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말을 마친 수는 곧장 부엌으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더니 이내 다시 나오면 말을 했다.
 
  "다행히 먹을 것이 있네요. 제가 식사 준비를 하도록 하죠."
  "그럼, 저도 도와드릴께요."
  봄비는 수와 함께 부엌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인원들은 응접실에서 식사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그들은 각자의 생각에 빠져 있었다.
 
  잠시 후, 봄비가 나와 식사 준비가 마쳤다는 소식을 알려줬고, 그들은 부엌으로 들어가 테이블 주위에 앉았다.
 
  음식 대부분은 통조림과 인스턴트였지만, 배고픈 참이라 모두들 맛있게 먹었다.
 
  "저... 근데 누가 우리를 여기로 초대한 걸까요?"
  식사 도중 은요일이 의문스러운 점을 말로 표현했다.
  "글쎄... 누구든 간에 괴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임에는 틀림없어."
 
  하지만, 식사 도중의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모두들 같은 의문을 품고 있었지만, 정답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해답을 가르쳐 줄 시기가 아니든가...
 
  식사를 모두 마치자 그들은 다시 응접실로 모였다. 네로는 담배를 피웠고, 수는 왔다갔다하며 생각에 빠져 있었다. 다른 사람들 역시 나름대로의 생각에 빠져 있는 듯 했다.
 
 
  [달래꽃]-----------------------------------------------[6]
 
  잔인하리 만치 고요했던 침묵을 별안간 봄비가 깨뜨렸다.
  "이게 다 뭐야! 무슨 장난이냐구! 우릴 이런 곳에 가둬놓질 않나, 이상한 핏자국이 있질 않아, 비명 소리가 녹음된 테입을 틀어 놓지 않나..."
 
  봄비의 그런 절규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과 상관없다는 듯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은 그보다 더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릴 죽이려는 걸 거야, 틀림없이..."
  봄비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말에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흔들림을 보였다.
 
  "우릴 죽일 거라면 우리가 먹은 이 음식은 왜 남겨 두었죠? 그리고, 그 장난 같은 테이프는 뭐죠? 아직 살인을 예상하기는 이르다고 봐요. 먼저 현장부터 다시 조사해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카세트가 있었다는 그 방 말이에요."
 
  다시 2층으로 올라가 좀더 자세한 조사를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탁'하고 기분 나쁜 소리가 2층에서 들려왔다.
 
 
  [행크]-------------------------------------------------[7]
 
  "이게 무슨 소리지? 탁 하는 소리가 분명히 들렸는데... 어서 올라가 봐요."
 
  핼리가 행동을 재촉했다.
  "아아... 전 여기 있을 게요. 무서워서..."
  루의 제안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럼, 다른 분들은 여기 계시고, 저와 핼리 님이 다시 갔다 오겠습니다."
 
  반대하는 의견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2층으로 몸을 옮겼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엔 수가 앞을 가로막진 않았다.
  "이런..."
  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했던 2층의 어느 곳에도 이상한 점은 없었다. 단지, 아까까지만 해도 아무 것도 없던 바닥에 책이 한 권 떨어져 있었을 뿐이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란 책이로군요. 아마도 창문에서 불어온 바람 때문에 떨어진 모양이에요. 우리가 너무 예민했던 거 같네요."
 
  그들은 좀더 주의를 살펴보았지만, 역시 새로운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아래층에서는 루가 모두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었다.
  "아... 조금 어지럽네요. 잠시 시원한 거라도 마시고 올께요."
  부엌으로 들어간 루는 물을 찾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루가 들어간 부엌 쪽에서 비명 소리가 들리자 모두는 깜짝 놀라 서둘러 그 쪽으로 향했다.
 
  부엌 바닥에 루는 쓰러져 있었고, 마시고 있던 컵은 근처에 산산이 부서져 있었다.
 
  "주... 죽었어! 누가 물에 독을 넣은 게 틀림없어! 누가 이런 짓을..."
 
  봄비가 히스테리 컬하게 소리를 질렀다.
  그와는 반대로 은요일은 침착하게 말을 했다.
  "아까 식사 후 각자 응접실로 갔으니까 누군가가 그 사이에 독을 넣었다 해도 눈치채지 못했겠죠."
 
 
  [레븐스]-----------------------------------------------[8]
 
  "그런데, 이 살인은 루 님만을 노린 걸까요?"
  어느 새 2층에서 내려온 지마가 한마디했다.
  "물은 누구라도 먹을 수 있었어요."
  은요일이 말했다.
  "그렇다면 범인이 노리는 대상이 다른 사람일지도..."
  수도 한마디했다.
  "사실, 누구도 루 님이 물을 마실거라곤 예측할 수 없었을 거예요."
 
  조금 마음을 가라앉혔는지 봄비가 당연한 것을 되새겨 주었다.
  "그러면, 범인은 누가 살해되어도 상관없었다는 건가요?"
  은요일이 의문을 제시했다.
  수가 말했다.
  "그런데, 낡은 트릭이 생각났어요. 예를 들어서 루의 음식이 잤다고 가정하면..."
 
  "아니죠."
  지마가 난무하는 억측들을 결론지으려는 듯이 말했다.
  "루 님은 식사 후 한참 뒤에야 물을 마셨어요. 게다가 음식을 준비한 것은 수 님과 봄비 님이잖아요. 만일 수 님의 추리가 맞다면 용의자는 수 님이 될텐데요. 자신이 자신을 함정에 빠지게 할 리는 없겠죠."
 
 
  [레븐스]-----------------------------------------------[9]
 
  "루 님의 죽음 이전에 짚고 넘어갈게 있어요."
  침묵을 지키던 핼리가 입을 열었다.
  "맨 처음 2층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을 때, 루 님이 꽤나 당황한 모습을 보였어요. 단순히 소리에 놀랐다고는 보이지 않았어요. 아마 그 비명 소리의 의미에 놀랐다고 보였죠."
 
  "그래요. 제가 보기에도 너무 두려워하는 것 같아 보였어요."
  봄비가 자신이 목격한 일을 이야기했다.
  핼리는 수를 주시하며 가장 궁금했던 것을 질문했다.
  "그리고, 수 님. 왜 아까 2층으로 올라가려던 우리들을 가로막았죠?"
 
  순간, 수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저... 그건..."
  "왜 그랬죠?"
  핼리가 다시금 질문했다.
 
 
  [지마]------------------------------------------------[10]
 
  수의 표정은 누가 보더라도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으며, 어떤 말을 꺼내 지금의 상황을 넘길까 고민하는 듯이 보였다.
 
  그 때였다.
  죽은 줄 알았던 루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몸을 겨우 일으킨 루는 자신의 주의에 몰려든 사람들을 의아하다는 듯이 둘러보았다. 마친 유령을 본 듯한 사람들의 표정 속을 보고 있노라니, 자신이 비명을 지르며 기절했던 사실을 떠올랐다.
 
  "아니, 어떻게 된 거죠? 우리는 모두 당신이...."
  네로가 모두를 대표해 물었다.
  "죄송해요. 너무 긴장하고 있었나 봐요. 물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쥐가 보이지 뭐예요. 너무 놀라서 그만... 죄송합니다."
 
  루는 자신의 나약함 때문에 벌어진 이 작은 사건 때문에 미안해했으며,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이 너무 긴장하고 있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으며 응접실로 발을 옮겼다.
 
  그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죽음을 무척 가까이에 두고 있으며, 그것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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